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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의 모더니티
저자 박해천워크룸프레스2015-08-31

한국 중산층의 역사를 통해 사회를 지배하는 일상의 질서와 욕망의 구조를 파헤쳐온 디자인 연구가 박해천의 신간 <아수라장의 모더니티>가 출간되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아파트 게임'에 이은 삼부작의 완결 편으로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 전쟁의 기계들이 던져준 모더니티의 충격부터 새로운 감각의 변화를 요구하는 21세기 테크놀로지까지, 우리 삶을 뿌리부터 바꿔놓은 인공물을 함께 다룬다. 크게 두 개의 축을 따라 전개되는 이 책은 한쪽에 한국전쟁 이후 우리의 경험 형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인공물들이 포진해 있다면, 또 한쪽에는 생존을 위해 그에 맞서거나 그들을 수용, 포섭하며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겪어온 이들의 생애사가 존재한다. 특히 저자는 1960년대의 서북계-이층양옥-중상류층, 1980년대의 강남-아파트-중산층, 1990년대의 신도시-이마트-중산층, 세 가지 집단에 주목하는데 이전 책들에서 '강남-아파트-중산층'을 집중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다른 두 유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악마도 때론 인간일 뿐이다
저자 한스 라트역자 박종대열린책들2015-11-25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들을 상담해 온 베테랑 심리 치료사 야콥, 그리고 온갖 방으로 인간들을 유혹하여 영혼 거래를 해온 '악마' 안톤 아우어바흐는 둘 다 만만치 않은 입담의 소유자들이다. 아우어바흐는 야콥에게 엄청난 액수의 돈을 영혼의 대가로 제시하거나, 그를 노벨상이 부럽지 않은 현대 심리학계의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등, 온갖 화려한 유혹으로 야콥을 꼬드긴다. 그러나 야콥은 아무리 달콤한 제안을 받아도 아우어바흐를 중증 정신병자쯤으로 여길 뿐이다. 어떻게든 거래를 성사시켜 영혼을 팔게 하려는 '악마'와 그런 그를 상담으로 치료해 보려는 야콥이 핑퐁 던지듯 주고받는 팽팽한 '썰전'이 작품 내내 웃음을 유발한다.





카인
저자 주제 사라마구역자 정영목해냄출판사2015-12-25

사라마구는 카인이 10여 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곁에서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소설을 전개한다. 카인에게 비춰지는 하나님의 형상은 결코 너그럽지도 자애롭지도 않다. 아들을 희생으로 바치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아브라함이 받는 모습, 하늘에 닿고자 거대한 탑을 짓는 사람들을 향해 여호와가 허리케인으로 한 일, 여호와가 미래에 무엇을 바라게 될지 알지도 못하는 아이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들 위에 벌로 불과 유황을 내리는 광경, 시나이라고 불리는 산의 기슭에 모인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겼다가 그 죄로 죽임을 당하는 사건, 이스라엘이라고 알려진 군대에 속한 병사 서른여섯 명을 감히 죽인 도시와 마지막 어린 아이까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그 주민, 또 여리고라고 부르는 다른 도시와 그 성벽이 숫양의 뿔로 만든 나팔 몇 개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로 무너지고 안에 있던 모든 것 남녀, 노소, 심지어 소, 양, 나귀까지 다 죽은 사건 등을 직접 경험하는 카인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되묻기에 이른다.





타임머신
저자 허버트 조지 웰즈역자 김석희열린책들2011-03-20

시간을 여행하는 기계 타임머신.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법한 기계를 발명해 낸 시간 여행자는 무려 80만 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모험을 시작한다. 서기 802701년의 세계에서 타임머신을 잃어버리고 만 그는 '엘로이'와 '몰록'이라는 두 종류의 인간을 만나고, 타임머신을 되찾으려는 노력 속에서 그들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 가기 시작하는데…이 작품을 단순한 공상 과학 소설로 분류한다면, 큰 오해가 아닐 수 없다. 끝없이 전진만을 계속하는 인류, 갈등과 부조화에 대한 웰스의 우려가 집약된 작품이 바로 이 <타임머신>이기에. 진보를 믿고 부지런히 걸어온 인류가 마침내 맞이하게 될 침체와 종말을 묘사하던 시간 여행자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인간 지성의 꿈의 덧없음'이야말로 웰스가 말하고자 한 진정한 경고이자 호소이다.